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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Weii_iing)

CP :: 송람성진설양

   “자침.”

 그는 그늘진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그렇게 자신의 친우를 불렀다. 하얀 내의의 끝단이 계곡물의 빠른 물살에 젖어갔다. 그는 내의가 더 젖지 않게 무릎까지 접어 올리고 고개를 돌렸다. 한 장(丈) 정도 떨어진 곳에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이 사내가 바로 그의 친우, 송자침이었다. 사내는 검은 옷을 입고 찌는 태양 아래에 있어도 덥지 않은지 그늘진 곳으로 가지 않았다. 그 말은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송자침은 그저 거리를 두고, 지켜볼 뿐이었다.

   “자침.”
   “…성진.”

 반응이 없자 그는 다시 친우를 불렀다. 송자침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를 따라 이름을 불렀다. 성진. 효성진. 그의 이름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돌아오자 효성진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그는 자신이 앉은 바위를 손으로 토닥였다. 굳이 말을 얹지 않아도 이쪽으로 오라 이르는 신호였다. 효성진은 기분이 좋은지 계곡에 담근 다리를 살살 흔들며 기다렸다. 송자침은 순간 나무라도 된 듯 미동도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효성진의 시선에 못 이기듯 느지막이 발걸음을 뗐다. 그늘 아래, 효성진이 앉은 바위까지 다가가다 멈췄다. 그렇게 거리상 삼 보(步) 정도 떨어져선 더 다가가지 않았다. 효성진은 고개를 돌려 송자침을 올려다보려 했다. 그늘에 가려진 송자침의 얼굴은 고개만 돌려서는 볼 수 없었다. 햇살이 눈 부셔서 그늘진 곳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려면 고개가 아닌 몸을 틀어야 했다. 결국 그는 몸을 틀어 송자침을 마주했다. 그의 눈에 송자침은 땀방울이 흐른 흔적조차 없이 올곧게 서 있었다. 그러나 옅지만 붉은 티가 나는 얼굴은 가릴 수 없었다. 효성진은 혹서(酷暑)조차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자신의 친우가 걱정되었다. 솔직하지 못한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숨기는 것도 아니었다. 송자침은 굳이 표현을 하지 않는 쪽이었다. 효성진은 다시 바위를 토닥이며 송자침을 불렀다.

   “자침, 자네도 이리 와서 발 좀 담가보게.”
   “나는 괜찮으니 성진,”
   “그럼 앉아만 있어. 괜찮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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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M LIST -

[ MAIN ]

00:00 / 02:15

[ 2ftt ]

[ 멍개 ]

​[ 시레 ]

[ 하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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